이연희 사무총장


대선이 한창입니다. 촛불광장의 혁명이 만들어낸 조기대선이니, 장미대선보다야 촛불대선이라 불리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정작 진행 중인 대권전쟁에 촛불은 어디로 사라졌나 싶은 생각에 불안한 마음마저 드는 게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박근혜를 만든 당사자들이 버젓이 정권을 다시 달라며 큰 소리내는 것도 눈살이 찌푸려지는데다, 우리사회 적폐를 과감히 청산하고 새 사회로 가자는 자신감있는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습니다. 국민이 만들어 준 조기대선임에도 말입니다. 


겨레하나는 아무래도 대선후보들의 통일외교안보정책에 먼저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최악의 남북관계와 산적한 외교안보 현안들도 그렇거니와, 지난 10년간 어려운 여건에서 활동해 온 겨레하나와 같은 평화통일, 남북교류 단체들은 새 정부의 통일외교안보정책이 적어도, 이명박근혜 10년 보다 나을 것이며, 또 그래야 한다는 기대를 갖게 되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사드가 지난 26일 새벽 성주에 전격 반입된데 이어 반입 하루만에 실전운용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대선전 사드배치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국방부의 입장은 물론, 미 부통령 방한에 동행한 백악관 외교정책 보좌관이 주한미군의 사드배치와 관련해 ‘한국의 차기 대통령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언급한 지 불과 열흘만입니다. 대통령도 없는 상황에서 이같은 국가의 중대사가 법과 절차도, 외교관례도 무시된 채 버젓이 강행되고 있지만 대통령 권한대행도, 국방부도, 그 누구도 납득할 만한 설명을 내놓고 있지 못합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어떤 나라가 우리를 존중하겠습니까. ‘과거 한반도는 중국의 속국이었다’, ‘한반도 유사시 난민을 선별하겠다’는 등과 같은 모욕적 언사들까지 쏟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때문에 새 대통령과 정부는 무엇보다 먼저, 누가 언제, 왜 이런 결정을 내린 건지부터 정확히 밝혀야 합니다. 그들이 바로 우리의 안보와 국격을 위협하는 실체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23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발표한 자체 정기 여론조사(21·22일 조사, 무선 80.1%·유선 19.9%)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7명은 차기정부는 북한과 평화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대북관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응답자의 68.6%가 ‘평화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응답한 반면 ‘북한에 강경한 대응으로 나가야 한다’는 응답은 26.5%에 불과했습니다. 


우리 국민의 바람이 이러함에도 악화된 남북관계를 우선, 개선하겠다는 과감한 결단이 보이지 않는 선거가 답답하기만 합니다. 아직도 케케묵은 주적논쟁을 끌어낼 만큼 안보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 정치현실도 한 몫하겠지만 말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지 한 분야의 정책으로써가 아니라 흔들림 없는 소신과 ‘철학’으로 평화, 통일의 미래는 설계할 수 있는 대통령이 아닐까요? 촛불을 만들어 낸 국민의 힘으로 새 정부의 대북정책의 골격을 세우고 방향을 결정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가져봅니다.  


새 정부는 우리 국민의 바람대로 오랜 적대와 대결, 냉전을 끝내고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기습적인 사드배치가 보여주는 것처럼 머뭇거릴 시간이 없습니다. 너무 악화되었기에, 과감히, 분명하게 시작해야 합니다. 

새로운 정부의 새로운 대북정책을 기대하며, 겨레하나는 변화될 시대에 맞게, 겨레하나다운 새로운 대북협력과 새로운 통일운동을 준비하겠습니다. 








Posted by _겨레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