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희 사무총장


지난 6월 21, 22일 이틀간 평양에서 6.15민족공동위원회 위원장단 회의가 진행되었습니다. 회의에는 남측 이창복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 의장과 우리 단체 이사장 조성우 상임대표를 비롯한 15명의 대표단이, 북측 박명철 6.15북측위원회 위원장과 해외측 손형근 6.15해외위원회 위원장 등 대표단이 참가했습니다. 


6.15민족공동위원회는 남북해외 민간 통일운동을 대표하는 연대조직으로 지난 2004년 발족했습니다. 남과 북, 해외의 각계각층을 폭넓게 망라한 명실상부 민간의 대표기구로써 ‘6.15공동선언 실천’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내걸고 평양과 금강산, 서울을 오가며 6.15, 8.15 민족공동행사를 주관해 왔습니다. 그런데, 지난 2008년 6월 금강산 공동행사 이후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공동행사를 비롯한 6.15민족공동위원회의 만남을 이유 없이 불허해 온 터입니다. 


이번에 진행된 6.15 위원장단 회의는 무엇보다 지난 2000년대 남북해외 민간통일운동의 성과를 계승하고 새로운 시대 통일운동의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남북해외의 첫 회합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하겠습니다. 


6.15위원장단 회의로 물꼬를 연 민간교류가 이제 곧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오는 8월,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가 준비되고 있는 것은 물론 농민, 여성, 청년학생, 종교, 민족 등 각계각층의 교류가 일정이 오르고 있습니다. 


지난 7월 3일, 통일농구대회를 위해 평양을 찾은 선수들



남북관계가 빠르게 발전하는데 따라 민간교류에 대한 기대감이 높습니다. 평양냉면이 정상회담 특수를 누리는 것뿐 아니라, 남북교류를 희망하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제안들이 모든 분야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좋은 일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호감, 북한에 대한 호기심, 나아가 한반도 화해, 평화에 대한 기대감이 북에 가보고 싶고, 만나고, 경험하고 싶은 마음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지역 땅값이 올랐다느니, 관련 주가가 폭등하고 있다는 소식이며, ‘내가 먼저’라고 앞을 다투는 소식들을 접할 때는 답답한 마음이 듭니다. 우리가 상상해온 평화, 통일이 일부 대기업의 이익으로, 혹은 북한의 일방적 경제개방으로 귀결되는 어떤 것인가에 이르면 누구를 위한 평화이며 통일인가 하는 의구심도 갖게 됩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현실은 우리에게 보다 담대한 상상과 과감한 도전을 요구합니다. 우리의 상상은 한반도 공동체의 공존, 평화, 번영, 궁극적으로 통일에 있어야 합니다. 견고하기만 했던 분단의 장벽을 넘어서기 위해 일생을 바친 이들의 희생은 물론이거니와 지난 촛불광장의 혁명이 보여준 직접정치까지, 우리 안에 그 역사가 차곡히 남아 있습니다. 이제 우리가 맞이하기 될, 전에는 상상도 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는 힘도 바로 거기서 비롯될 것입니다. 남북 두 정상의 결단이 새로운 길을 열었다면 그 길을 넓히며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일은 우리 모두의 몫입니다. 


교류보다 우선해야 할 것은 평화, 통일을 위한 우리 사회의 준비와 동력을 갖추는 일입니다. 우리가 가야할 길에는 아직 많은 도전과 난관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범국민적인 운동과 연대가 뒷받침될 때, 민간교류도 남북경협도 ‘다시는 되돌아가지 않’을 평화, 통일의 디딤돌이 되어 박힐 것입니다.


뜨거운 여름, 판문점선언 이행 운동과 이제 본격화될 남북교류를 준비하는 겨레하나의 화두는 ‘새 시대’입니다. 판문점선언 시대의 주인공들이 더 많이 참여하고 연대할 수 있도록 활짝 문을 열고, 문턱을 낮추며, 보다 용감하게 손을 내밀자는 것이 전국 각지 우리 활동가들의 생각입니다. 이들의 마음과 정성이 보다 많은 시민의 참여로 이어지고 겨레하나가 새로운 시대, 새로운 통일운동의 개척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습니다. 

Posted by _겨레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