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살펴본 세계평화지수(GPI, Global Peace Index)는 평화를 전쟁이나 충돌이 없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상태, 폭력이나 폭력으로 인한 두려움이 없는 상태로 정의한 소극적 평화(Negative Peace)를 측정한 것이었다.

 

소극적 평화가 있다면, 적극적 평화(Positive Peace)도 있을까? 세계평화지수를 발표하고 있는 경제평화연구소(Institute for Economics and Peace)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적극적평화지수(PPI, Positive Peace Index)를 발표하였다.

 

 

우선 적극적 평화에 대해서는 더 평화로운 사회를 만들어 가고자 하는 사회적 구조와 사회구성원의 태도를 의미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단순히 폭력의 정도나 종류만을 구분하는 소극적 평화만으로는 평화를 만들어가는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요인을 파악하기 힘들다. 경제평화연구소는 이를 보완하고자 적극적평화지수를 개발하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만약 소극적 평화를 측정한 세계평화지수보다 적극적평화지수가 양호하다면, 그 사회는 지금보다 앞으로 더 평화로운 상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사람들의 태도나 관계, 사회의 여러 가지 기관이나 기구들이 평화를 형성하기에 유리한 상황이라는 뜻이다. 반대라면 현 상태보다 더 불안하고, 위험한 상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적극적평화지수의 측정은 크게 8개 부문에서 이루어진다. 정부의 원활한 기능, 적절한 기업 환경, 평등한 자원 분배, 타인의 권리에 대한 인정, 이웃과의 좋은 관계, 정보의 자유로운 이동, 높은 교육 수준, 낮은 부패 수준이다.

 

소극적 평화와 적극적 평화라는 개념을 제안했던 학자 존 갈텅(John Galtung)은 더 통합된 사회로 가는데 필요한 예방주의적 해결책이 적극적 평화를 만든다고 보았다. 예방주의적 해결책이란 어떤 결정으로 인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쪽으로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핵개발과 같은 경우 그것이 잘못되었을 경우 입을 피해를 측정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런 정책은 시도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평화학의 아버지로 널리 알려진 John Galtung <사진출처. 데일리안>

 

또한 갈텅은 그런 해결책을 추구하는 사회는 서로 간의 협력이 증대되고, 개인과 사회 간의 조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았다. 그것이 적극적 평화의 형태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위의 8개 부문은 이를 반영하여 선택된 것이다.

 

세계평화연구소는 6년간의 세계평화지수 자료와 세계 여러 기관의 자료를 바탕으로 8개 부문에서 21개의 지표를 개발하여 2010년을 기준으로 108개 국가에 대해서 적극적평화지수를 측정했다. 지수의 숫자가 낮을수록 평화로운 상태를 의미한다.

 

역시나 궁금한 것은 순위이다. 적극적평화지수에서 1위를 차지한 국가는 1.170을 기록한 스웨덴이다. 스웨덴은 세계평화지수에서는 1.419로 14위를 기록했었다. 즉, 앞으로 더 평화로운 상태가 될 가능성이 높은 국가이다. 2위는 노르웨이, 3위는 핀란드, 4위는 덴마크, 5위는 아이슬란드로 모두 북유럽 국가들이 차지했다. 사회복지체제가 잘 갖추어져 있다는 북유럽 국가들이 적극적 평화지수에서도 좋은 점수를 보인 것이다.

 

우리나라는 2.009로 26위를 차지했다. 세계평화지수에서는 1.734로 42위를 차지했었다. 순위는 높아졌지만 지수의 숫자는 악화되어서 두 지수의 차이를 단순히 비교하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 우리나라의 지수를 부문별로 살펴보자면 부패 수준에서 2.89로 가장 최악의 점수를 얻었고, 평등한 자원배분이 1.37로 가장 양호한 점수를 얻었다. 한편 북한은 자료의 부족으로 측정 대상국가에 포함되지 못했다.

 

전반적인 결과를 살펴보면 대체로 소득 수준이 높은 나라, 즉 1인당 GDP가 높은 나라들이 상위를 차지했으며, 민주주의가 잘 발달해있었다. 북미나 서유럽 등이 이에 해당한다. 반면 대체로 소득 수준이 낮은 나라, 권위주의적 정권이 집권한 나라들은 하위를 차지했다. 이집트, 시리아, 마다가스카르 등을 대표적 사례로 들고 있다.

 

평화를 만들어가는 길은 소득 수준, 교육 수준, 평등, 이웃과의 관계 등과 같이 결국은 인간이 더 인간답게 사는 길을 만드는 것으로 이어진다. 적극적 평화지수가 양호하다는 것은 그런 사회로 번영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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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