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김정일 위원장과의 차별을 위해 과학기술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북한은 해방 직후부터 과학기술을 강조해왔다"

“과학으로 비약하고 교육으로 미래를 담보하자. 북한이 과학기술 강국을 건설하기 위해 가장 강조하는 것이 교육이다"

"우리가 착각하는 게 있다. 북한의 협력파트너가 남한밖에 없는가. 그렇지 않다. 중국, 러시아가 있고 이제 미국도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지금 일본도 북과 대화를 원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가 이들보다 자본력과 기술력이 뛰어나다고 할 수 있나?"

과학기술 도시, 평양을 읽다. 겨레하나 평화연구센터 변학문 상임연구원의 강연의 내용을 전합니다.


북한에서 스타트업을? 과학기술도시 평양을 읽다

<기고> 서울겨레하나, '판문점선언 시대'를 읽는 아카데미 (3)


서울겨레하나는 7월 4일부터 31일까지 총 6회에 걸쳐 시민강좌 ‘판문점선언시대를 읽는 아카데미’를 진행합니다. 다음은 지난 7월 17일 ‘과학기술도시 ’평양‘을 읽다’라는 주제로 변학문 겨레하나 평화연구센터 상임연구원이 진행했던 강연의 주요 내용입니다. 과학기술로 변화하는 북한의 모습을 보며, 우리는 북한과 어떤 교류협력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는 자리였습니다.


강연 : 변학문 겨레하나 평화연구센터 상임연구원

정리 : 강혜진 서울겨레하나 홍보팀장

 

▲ 서울겨레하나가 17일 개최한  '판문점선언 시대'를 읽는 아카데미 세 번째 강좌. 변학문 겨레하나 평화연구센터 상임연구원이 '과학기술도시 평양을 읽다’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북한과 과학기술이라는 단어의 조합


아직도 북한과 과학기술을 동시에 생각하는 것은 어색하다. 최근 이공계 대학원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진행했는데 공통된 강연 소감이 ‘북한이 과학기술에 신경 쓰는 것을 몰랐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현대사회에서 과학기술 없이 살 수 있나? 없다. 당연히 과학기술 발전이 필요하고 과학기술 정책이 필요하다. 단지 북한이라는 이유만으로 우리는 상식적인 질문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2012년 4월 15일, 김정은 위원장의 첫 대중연설이 있었다. 20여 분의 연설 동안 50번 이상 ‘인민’이라는 단어를 말했는데, 더 이상 인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게 하겠다고 했다. 자신의 시대에 경제 강국을 건설해서 인민들이 잘 먹고 잘 살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렇듯 김정은 시대에 가장 집중하는 것은 경제 강국을 만드는 일이다.


주목할 점은 경제 강국을 실현하기 위해 과학기술 강국을 건설하려 한다는 사실이다. 북한에서 말하는 과학기술 강국은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모든 분야에서 세계 첨단수준의 과학기술을 가지겠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경제뿐 아니라 국가의 모든 영역을 과학기술의 힘으로 빠르게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천리마운동 성공의 공로자, 기술혁신


일부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김정일 위원장과의 차별을 위해 과학기술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북한은 해방 직후부터 과학기술을 강조해왔다. 북한은 해방 이후 소련의 원조 속에서 국가를 발전시켰는데, 전후복구 이후에 본격적인 경제개발을 위해 5개년 계획을 수립한다. 그런데 소련과의 노선상 이견으로 인해 원조의 80%가 감소했다. 그러나 목표를 낮게 수정하지 않았다. 최고 지도부가 현장 곳곳에 가서 인민들을 만나 상황을 호소했고, 당시 공업 성장률은 연평균 36.6%에 도달한다. 바로 50년대 후반 천리마운동 시기이다.


보통 천리마운동 하면 노동강도를 높여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주민의 수는 정해져 있고, 하루도 24시간으로 한정되어 있어 노동강도를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천리마운동이 초과달성될 수 있었던 또 다른 힘은 어디에 있었을까.


그것은 바로 과학기술 혁신이었다. 리승기 박사의 비날론 공업화의 성공, 자체 생산한 트랙터 등이 당시 기술혁신의 대표적 예이다. 천리마운동을 겪으며 당시 북한의 지도부는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면 자립노선이 가능하다고 확신했다.


국방공업으로 민간과학기술의 발전을


김일성 시대는 ‘중공업의 우선적 발전과 경공업·농업의 동시 발전’, ‘경제와 국방의 병진노선’을, 김정일 시대의 선군 경제 노선은 중공업 전체가 아니라 ‘국방공업의 우선 발전’과 국방과학기술에 우선 투자를 했다. 국방에 투입하는 비용은 흔히 매몰 비용이라고 한다.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전쟁에 대비해 투입하는 비용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김정일의 선군노선에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들어 있었다. 수십 년 동안 우선 투자를 받아 비교우위를 가진 국방 과학기술을 더 발전시켜 민간으로 흐르게 하자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나온 것이 CNC다. CNC는 컴퓨터로 소재를 정밀하게 가공하는 컴퓨터 수치제어 기술이다. 정밀도가 높은 인공위성, 장거리 로켓 부품을 만들려면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다. 이 기술을 민간에서 활용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CNC를 개발한 기세로 다른 분야의 혁신을 일으키려 했다.


“과학으로 비약하고 교육으로 미래를 담보하자”


북한이 과학기술 강국을 건설하기 위해 가장 강조하는 것이 교육이다. 우수한 과학기술 인재가 많아야 과학기술 강국도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2012년 ‘새 세기 교육혁명’이라는 정책을 시작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11년제 의무교육을 12년제 의무교육으로 개편한 것이다. 수업 시수를 1년 늘렸고, 수학과 과학 과목의 교육 시수가 개편 이전 38% 정도였는데 개편 이후에는 45% 정도까지 늘어났다. 평양에 본보기 초등학교, 중학교를 만들고 이를 전국으로 확산하려 하고 있다.


대학의 경우 ‘종합대학화’로 내실을 다지고 있다. 예를 들어 건축분야라면 평양건축대학을 종합대학으로 만들고 이 대학을 중심으로 전국의 작은 건축 관련 학과들이 연계하는 체계다. 지역별, 부문별로 종합대학을 중심으로 교육개혁사업, 연구 등을 공동으로 진행하면서 집체적인 힘으로 역량을 극대화해서 대학교육을 개혁하고 있다.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원이다. 작년 가을, 산골과 섬마을 오지에서 일하는 교사들을 평양으로 초청해서 잔치를 했다. 북한도 우리와 마찬가지다. 수도에서 멀어질수록 환경이 좋지 않으니 평양과 떨어진 지방으로 교사들이 지원을 잘 안 한다. 이런 지방으로 자원해서 간 교사들을 초청해서 그들의 노고를 격려한 것이다. 또한 전국적인 과학기술보급망을 구축하고, 전자교과서와 원격강의를 활성화해서 평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려 한다.


과학기술보급망은 학생뿐 아니라 전체 인민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이 보급망의 허브가 바로 평양에 있는 과학기술전당이다. 이곳에는 최신 과학기술 자료들이 저장되어 있는데, 국가전산망을 통해 전국 각지의 과학기술보급실과 연결된다. 주민들은 자기 지역, 공장, 농장의 과학기술보급실에서 과학기술전당의 자료를 볼 수 있다.


혁신의 집결지이자 확산의 근거지, 평양


흔히 북한에서 평양은 ‘조선의 심장’이라고 말한다. 과학기술중시정책도 평양에 집중적으로 반영되어 있다. 특히 컴퓨터를 이용한 통합생산체계를 주요 경공업공장, 식품공장에 구축하여 노동력을 절감하면서도 생산성을 높이게 되었다. 메기 양식장도 양어 수조, 사료 생산 설비, 물 순환 설비 등을 컴퓨터와 연결, 종합지령실에서 통제하게 만들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상황별 시뮬레이션을 돌려 있어서 어떤 조치를 하는 게 생산성을 위해 좋은지 선택할 수도 있다.


북한은 친환경기술 확산도 강조하고 있다. 전력 사정이 좋지 않아 생활전력을 친환경에너지로 대체하려 하는데, 요즘은 그 쓰임새가 넓어졌다고 한다. 려명거리는 대표적인 에너지 절약형 녹색거리다. 현재 북이 활용하고 있는 친환경기술이 집약된 곳이다. 태양광, 태양열, 자연채광, 국산화된 지열설비 등이 들어가 있다.


친환경기술의 확대에서 눈여겨 볼만한 곳이 생산현장이다. 장천협동농장의 경우 태양광, 태양열뿐 아니라 폐설물을 모아 메탄가스도 생산한다. 류원신발공장이나 평양화장품공장은 태양광 발전 설비를 이용해서 생산하고 있다.


‘경제 건설에 총력 집중’과 과학기술


북한에서 최고지도자의 현지지도는 중요한 정치 행위이고, 새해 첫 현지지도 장소는 그 해의 중요한 정책 방향을 짐작하게 해주는 곳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처음으로 간 곳이 바로 과학원이었다. 그리고 얼마 뒤에는 평양교원대학을 방문했다. 그리고 4월 “과학으로 비약하고 교육으로 미래를 담보하자”고 선언했다. 단순히 몇 년의 경제지표를 올리자는 게 아니라 백년대계를 보고 교육에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4월 20일 로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는 경제와 핵의 병진노선을 종결하고, ‘경제 건설에 총력 집중’을 새로운 전략적 노선으로 결정했다.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과학기술과 교육의 발전을 강조했다.


5월에는 당 중앙군사위원회를 열고 군 최고위직을 교체했다. 서열 1위 총정치국장 김수길은 평양이 과학기술 중시 정책에 따라 빠르게 변화한 2014년 4월부터 4년간 평양시당 위원장이었다. 서열 3위 인민무력상 노광철은 최근까지 군수경제를 총괄하는 제2경제위원장이었다. 이는 북한이 2009년부터 진행해온 국방 과학기술의 민간 이전을 더욱 가속화하기 위한 조치일 가능성이 크다.


과연 우리는, 북한에게 매력적인 교류협력 국가인가


최근 한반도 신경제지도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남북 교류의 종합판, 완성판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보면 우리가 하고 싶은 내용을 모두 넣은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문제는 교류협력이라는 것은 우리가 원한다고 다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북한도 하고 싶어야 한다.


흔히 교류협력 하면 남쪽의 자본과 기술, 북쪽의 풍부한 자원과 값싼 노동력의 결합을 말한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러한 모델만으로 바람직한 교류협력이 될 수는 없다고 본다. 남북의 상황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2000년대 초반의 가난한 국가가 아니라 우리와 단절된 10년간 경제 상황이 많이 좋아졌다. 또한 앞서 얘기한 대로 과학기술의 힘으로 빠르게 경제를 발전시키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따라서 북한은 더 이상 값싸고 우수한 노동력과 자원의 제공자 수준에 머무르려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착각하는 게 있다. 북한의 협력파트너가 남한밖에 없는가. 그렇지 않다. 중국, 러시아가 있고 이제 미국도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지금 일본도 북과 대화를 원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가 이들보다 자본력과 기술력이 뛰어나다고 할 수 있나?


최근 북미 정상회담을 하면서 북한의 숨어 있던 협력파트너 싱가포르도 부상했다. ‘조선익스체인지’라는 싱가포르의 작은 민간단체는 지난 10년간 북한과 교류하면서 벤처창업 교육을 진행해왔다. 우리가 이명박근혜 10년간 북을 고립시키고 모욕했을 때, 이렇게 신뢰를 쌓으며 북한을 협력파트너로 만들어 왔다. 과연 우리는 북한에게 믿을만한 파트너가 될 수 있을까.


과학기술을 매개로 상상력을 발휘하자


북쪽의 기술 중에 경쟁력 있는 것들이 있다. 다른 전문가에게 들은 얘기인데, 탈북자들에게 북의 기술 중에 남쪽 기술보다 좋은 것이 무엇이 있냐고 물었더니 공통적으로 ‘용접봉’과 ‘타이어 재생기술’을 답했다고 한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자력갱생하다 보니 재활용 기술이 발달한 것이다.


이런 예처럼 북한의 상황에서 발달할 수밖에 없었던 기술이나, 또는 최근 북한이 세계적 수준이라고 자랑하는 기술들을 검증해서 남북이 함께 쓰는 걸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아니면, 남북이 함께 어려운 과학기술 개념들을 직관적으로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과학기술 교육 콘텐츠를 만들 수는 없을까?


오랫동안 만나지 못하다가 남북 교류를 하면 초반에는 만남 자체만으로도 좋을 것이다. 그런데 몇 년이 지나도 별다른 게 없고, 내 삶도 바뀌지 않으면 관심이 떨어질 것이다. 과학기술을 매개로 상상력을 발휘해보자.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이해당사자 될 수 있는 방식을 찾아보자. 새롭게 변화하는 시대, 우리도 새로운 교류협력의 상상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Posted by _겨레하나

"판문점 선언 속에 모든 답이 있다 - 평화의 답, 통일의 답, 민족자존과 번영의 답" 판문점 선언이 나오기까지 남, 북, 미의 바쁜 움직임부터 최근 북미관계 뉴스와 미국내 언론까지. 판문점 선언을 중심으로 돌아보는 제목에 충실한 강연이었습니다.


특히 강연자분께서는 "판문점 선언은 외워야 하고, 또 쉽게 외울수 있다"면서 그 방법까지 청중들과 공유했습니다. 흥미로운 강연이야기를 요약해 전합니다.


판문점 선언에는 서사가 있다

<기고> 서울겨레하나, '판문점선언 시대'를 읽는 아카데미 (2)

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25516


서울겨레하나는 7월 4일부터 31일까지 총 6회에 걸쳐 시민강좌 ‘판문점선언시대를 읽는 아카데미’를 진행합니다. 다음은 지난 7월 10일 ‘판문점선언 속에 답이 있다’라는 주제로 장창준 겨레하나 평화연구센터 상임연구원이 진행했던 강연의 주요 내용입니다. 최근 북미고위급회담이 잘 진행되지 않고, 북이 다시 핵시험을 한다는 가짜뉴스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다시금 판문점선언의 정신을 생각해보는 자리였습니다.


강연 : 장창준 겨레하나 평화연구센터 상임연구원

정리 : 강혜진 서울겨레하나 홍보팀장


▲ 서울겨레하나, '판문점선언 시대'를 읽는 아카데미 두 번째로 지난 10일 장찬준 겨레하나 평화연구센터 상임연구위원이 강연했다.


판문점선언 속에 답이 있다고 했는데 어떤 답이 있을까. 바로 평화의 답, 통일의 답, 그리고 민족자존과 번영의 답이 있다. 크게 세 가지 이야기를 통해 이 답으로 나가보겠다. 첫 번째, 남북정상회담이 어떤 배경에서 나왔는지 본 후 두 번째로 판문점선언을 구조적으로 뜯어보고 마지막으로 최근 진행된 북미고위급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훼방하려는 세력들의 공작을 보며 판문점선언의 중요함을 알아보자.


10년 뒤 세계사 교과서에 이렇게 쓰이지 않을까

2017년 한반도에는 핵전쟁위기가 만들어졌지만 다행히 평화적으로 풀렸다”


트럼프 정부는 오바마의 대북정책이었던 전략적 인내를 폐기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과 대화가 아니면 쿠바미사일위기 때처럼 대북선제공격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그리고 2017년 한 해 동안 한반도는 핵전쟁위기가 지속됐었다. 몇 가지 장면을 되돌려 보자. 


첫 번째 장면은 작년 3월 키리졸브 군사훈련이다. 당시 미국의 최첨단 전략자산들이 한반도에 총동원됐다.


두 번째 장면은 북에서 공개한 2월 12일 북극성 2형 발사 영상이다. 이 영상을 통해 북극성 2형의 4가지 군사적 의미를 볼 수 있는데 탱크바퀴 사용, SLBM 기술, 고체연료 사용, 이동 궤적 급변이다. 이 기술들은 킬체인 무력화, 보복공격 능력, 빠른 군사적 대응, 미사일방어(MD) 무력화가 가능함을 보여준다. 즉, 더 이상 미국의 대북선제공격이 성공할 수 없음을 말해주고 있다.


세 번째 장면은 문제의 “totally destroy” 발언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북을 완전하게 파괴해야한다는 발언을 한 것이다. 이에 대해 북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 통수권자의 망발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받아낼 것이다. 그 이상의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 대응한다. 군 통수권자의 말은 그 자체가 권력이다.


그렇다면 왜 하필 9월 19일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발언을 한 것일까. 트럼프 발언 이전인 9월 15일, 북에서 발사한 미사일이 3,700km를 날아가게 된다. 5월까지는 고각발사 하던 것을 패턴을 바꿔 정상각으로 발사한 것이다. 즉, 5월까지는 시험발사였지만 8월부터는 실전발사로 전환을 했고 발사하는 위치 또한 점점 미 본토 쪽을 향해 떨어지고 있었다.


여기에 9월 3일에는 북한이 수소탄시험을 진행한다. 미국은 심각한 위기감과 동시에 대결이 아니면 대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마지노선에 다다랐던 것이다. 말 그대로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한반도, 전쟁의 위기에서 평화의 기회로


이런 상황에서 11월 29일, 북이 다시 미사일을 발사했다. 그런데 북이 이전처럼 정상각이 아닌 고각발사를 한다. 4,500km까지 올라갔다가 떨어졌기 때문에 정상각으로 발사했다면 미 본토와 가까운 해역에 떨어지게 됐을 것이다.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서훈 국정원장이 북의 미사일 발사각도 변경을 보며 그 행간에 숨겨진 메시지를 읽는다. 북이 긴장완화와 대화를 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읽은 것이다.


우리는 1월 1일,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를 통해 갑자기 평창올림픽 참가를 들었지만 실제로는 작년 12월부터 서훈 국정원장과 북의 김영철 조선노동당통일전선부장의 물밑접촉이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한미군사훈련 연기와 평창올림픽 선수단 참가와 같은 이야기들이 오가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후에는 우리가 언론을 통해 본 것과 같다. 북에서 남으로 대표단과 김여정 특사를 보내게 되고 이후 남북정상회담까지 막히지 않고 진행됐다. 그리고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판문점선언이 채택되었다.


이처럼 작년 12월부터 한반도는 남과 북이 단합해서 평화를 만들어갔다. 작년 9월부터 11월까지의 심각한 전쟁위기를 12월부터 극복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과정이 곧 판문점선언의 채택과정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판문점선언은 몇 가지 좋은 단어를 조합해서 나열한 것이 아니다. 판문점선언에는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판문점선언은 좋은 단어의 조합과 나열이 아니다


한반도 평화를 누가 만드는가. 바로 남과 북, 두 주체이다. 남북 정상이 하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남과 북 정상이 한반도 평화를 안정적으로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서로 대화를 하고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그래서 판문점선언은 세 가지 주제로 되어 있다. 첫 번째는 남북관계 개선, 그 다음은 평화적 관리, 마지막이 평화적 해결로 구성되어 있다. 남북관계의 전면적이고 획기적 개선과 발전, 군사적 긴장 완화, 전쟁 위험 해소,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합의이다.


판문점선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구조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구조를 이해한다면 암기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선언에는 서사가 있는데 남-북 정상이 되었다고 생각하면서 읽어보면 쉽게 외워질 것이다.


   

 


▲ 장창준 박사의 프레젠테이션 내용. 이 날 강연자들과 함께 세부적인 판문점선언 내용을 분석하면서 외우는 시간을 가졌다.


   

대북강경론자와 가짜뉴스가 원하는 것은 허무주의와 패배주의


최근 북미고위급회담이 잘 되지 않은 것은 미국 내 대북강경론자들의 반격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6월 15일 미국의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앞으로 북미 사이에 고위급회담이 열리면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요구사항과 비핵화 시간표를 미국 정부가 제시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언론보도는 이보다 더 심각한데 6월 30일자 NBC 보도의 경우는 미국 정부관계자를 인용하면서 북한이 핵 개발을 계속 하고 있다고 말한다. 7월 2일 월스트리트 저널도 비슷한 보도를 한다. 이 보도들의 근거자료는 2018년 5월 25일자 ISIS(미국의 과학국제안보연구소)에서 낸 보고서이다. 이미 북미정상회담 이전에 작성된 보고서를 북미회담이후에 진행되는 사실처럼 그리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보고서 내용 자체도 신뢰성이 떨어진다. 언론들은 북미고위급회담이 열리면 폼페이오가 비핵화 시간표를 북한에 줄 거라고 보도하기 시작하며 비핵화 시간표 프레임을 만들어냈다. 이에 대해 7월 3일 미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시간표를 제시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한국 언론이라고 다르진 않다. 미국언론들의 보도를 그대로 받아서 사용하고 있다 생각한다. 7월 2일자 연합뉴스 보도 내용에는 ‘미 정보당국, 비밀 우라늄 농축. 강선발전소 주목, 북 신고가 관건’이라고 내보냈다. 연합뉴스의 내용을 받아서 중앙일보에서는 ‘강선 비밀농축시설 지하에 있다. 영변의 3배 규모’라고 낸다. 보고서에 따르면 위치도 모르는데 규모가 3배라는 증명하지도 못할 내용을 보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언론의 보도와 대북강경세력들이 노리는 것은 바로 허무주의와 패배주의다. 미국 내 대북강경론자들과 한국의 수구세력들은 북한과의 대화는 실패라고 계속 주장할 것이다. 하지만 위에서 본 것처럼 작년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남과 북이 협력해서 한반도 평화를 주도해왔다. 그리고 이제 다시 한 번 판문점선언의 정신을 되새겨야  할 때가 왔다.


평화와 통일, 민족자존, 번영의 ‘만능키’, 판문점선언


판문점선언은 우리 민족의 평화와 통일, 민족자존과 번영이 모두 담긴 답이다. 보통 우리는 통일하면 독일식의 통일을 생각한다. 하지만 남과 북이 힘을 합쳐서 분단장벽을 깨트려 나가기 시작하는 것도 통일이다. 분단을 지속시켰던 것들을 깨트려나가는, 과정으로서의 통일도 통일이지 않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판문점선언에는 통일에 대한 답이 담겨져 있다. 게다가 5월 달에 북미정상회담이 깨지려고 했을 때, 남과 북의 정상이 다시 한 번 만나 힘을 합쳐 전쟁의 위협을 막고 평화를 만들어 온 경험이 있다. 모두 통일의 과정이다.


남과 북이 주도해서 정전체제를 깨뜨리면 그것이 바로 평화다. 남과 북이 대화하고  협력하면 통일이다. 남과 북이 동아시아 평화를 선도하면 이게 바로 민족자존이며 남과 북의 철도가 연결되어 활용하면 그것이 바로 번영이다. 판문점선언 안에는 이 내용들이 담겨져 있다.


물론 선언을 깨뜨리려는 자들은 존재한다. 하지만 새로운 물결을 거스를 순 없지 않겠나. 판문점선언을 처음 접할 때의 벅찬 마음을 떠올리며, 선언이 잘 지켜지고 이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Posted by _겨레하나

"과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남, 북, 미 각국의 내부 사정과 반발이 있을 것이다. 지금도 미 자국 내 여론과 언론의 분위기는 좋지 않다"


지난 수요일 김민웅 교수님의 북미정상회담 강연 내용입니다. 폼페이오의 방북과 고위급회담 결과를 두고 많은 해석들이 나오는 요즘, 다시 북미정상회담의 의미를 돌아봅니다.


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25450


북미정상회담, 모든 원칙을 밝힌 걸까 미완성의 문건일까

<기고> 서울겨레하나, '판문점선언 시대'를 읽는 아카데미 (1)

강혜진 통신원  |  2018.07.07  23:17:18


4.27남북정상회담, 6.12북미정상회담 이후 새로운 시대가 열렸습니다. 한미군사훈련은 중단되고 남북 간 교류와 각급 회담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서울겨레하나는 7월 4일부터 31일까지 총 6회에 걸쳐 ‘판문점선언시대를 읽는 아카데미’라는 주제로 시민강좌를 진행합니다.

다음은 지난 7월 4일 ‘북미정상회담이 예고하는 한반도의 미래’라는 주제로 김민웅 서울겨레하나 대표가 진행했던 강연의 주요 내용입니다. 최초의 통일원칙을 합의, 발표한 7.4선언 46주년이 되는 날,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에 대해 생각해보는 자리였습니다.


강연 : 김민웅 서울겨레하나 대표, 경희대 교수

정리 : 강혜진 서울겨레하나 홍보팀장



▲ 서울겨레하나가 4일 개최한  ‘판문점선언시대를 읽는 아카데미’ 시민강좌 첫 강연은 김민웅 경희대 교수가 맡았다. [사진 - 통일뉴스 강혜진 통신원]


우리는 북미정상회담을 해석하기 전에 판문점선언부터 봐야한다


이번 6.12북미정상회담은 과거와 다른 상황에서 이뤄졌다. 4.27판문점선언이 만들어 진 뒤에 만들어진 것이다.


판문점 선언은 이전과 다른 해결방법을 제시했다. 북은 언제나 어려운 문제, 군사문제를 먼저 풀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는 군사문제는 어려우니 쉬운 것부터 하자,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신뢰를 만들어 가자고 했다. 그런데 판문점선언은 어려운 문제부터 풀자는 것에 합의한 것이다. 정치군사적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그 이후의 남북관계는 언제든 틀어질 수 있음을 개성공단을 통해 봤던 것이다. 개성공단을 만들 때 내·외국의 정치·군사적 환경에 절대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자고 약속을 했으나 정치·군사적 이유를 들어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개성공단을 닫아버렸지 않았나.


그리고 또 하나는 우리민족끼리 자주적으로 해결하자는 민족자주의 원칙을 다시 한 번 확인했고 강조했다. 과거 6자회담 틀은 남이 판을 벌리는 것이었는데 그러다보니 미국 등의 개입을 고려해야 했다. 그러나 판문점선언은 남과 북의 문제해결을 두 당국이 하겠다는 선언이다.


9·19공동선언 보다 후퇴했다는 평가는 타당한가


언론에선 6.12북미정상회담을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회담으로 규정했고 회담 후에는 공동성명이 이전 9·19공동선언보다 후퇴했다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9·19공동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성명과 차이는 어디에 있을까.


북의 비핵화 의제를 9·19공동선언에선 1항으로 다룬 반면 이번 성명은 3항에 있다. 우리는 이 순서에 주목해야 한다. 즉, 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 북 비핵화는 중요의제가 아니라는 것을 읽을 수 있다.


또한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라는 단어도 등장하지 않는다. 핵의 해체,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는 경로나 방법이 전혀 언급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북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 효력이 없는 회담이라고 미국과 우리나라 보수언론들이 비판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평가가 과연 타당한 것일까.


CVID는 왜 폐기될 수 밖에 없었나


이번 성명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신뢰구축’이라는 단어다. ‘상호신뢰구축이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추동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전과 굉장히 다른 논리다. 북의 비핵화로 인해 두 국가의 신뢰가 구축되는 것이 아니라 신뢰구축 과정이 있으면 북의 비핵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번 성명을 통해 미국은 비핵화 방법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 신뢰구축 단계에 따라 다르며 두 나라간 본질적 문제는 비핵화가 아닌 평화체제 구축이라고 밝혔다.


CVID는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에서 나왔다. 악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며 결전의 대상이자 무장해제를 시켜야 하는 존재이다. 지금 ‘악의 축’ 전략은 폐기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CVID 또한 폐기되었어야 하는 개념이다. 그런데 이것을 두고 네오콘들이 비핵화의 완벽한 방법으로 CVID를 계속 거론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CVID는 왜 폐기될 수 밖에 없었을까. CVID는 요구하는 쪽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상대방에게만 요구하는 일방적 개념이다. 즉, 미국은 하는 것 없이 북에게만 무장해제를 하라는 것인데 이는 주권국가 사이에 적용될 수 없는 논리다. 모든 주권국가가 가장 우선시 하는 임무는 자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다. 주권을 행사하는 대외적 수단을 스스로 포기하라는 주문은 가능하지 않고, 그것을 받아들일 나라 또한 없다. 그렇기 때문에 신뢰구축을 하겠다는 두 국가 사이에 CVID 개념은 끼어들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CVID의 프레임으로 공동성명을 바라보면 평가하기보다 부당한 개념이라고 치고 나가야하지 않나.


트럼프, “오븐에서 칠면조를 서둘러 꺼내는 건 좋지 않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노스다코타주에서 열린 유세에서 북한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오븐에서 칠면조를 서둘러 꺼내는 건 좋지 않다”며 “지금은 요리가 완성돼 가고 있는 단계이지만 아직 서둘러서는 안 된다”라고 했다. 무슨 의미일까. 추수감사절에 먹는 칠면조는 인내심을 가지고 요리해야한다. 하루 온종일 시간이 걸리는데 그 사이에 잘 구워졌는지 확인하려 뚜껑을 열면 맛있는 칠면조를 먹을 수가 없다. 이렇게 완성된 칠면조를 가장이 가족들에게 분배하는 것이 미국 추수감사절 문화이다.


이 수사가 표현하는 게 무엇인가. 트럼프 자신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으니 그 사이에 계속 끼어들지 말고 기다려달라는 것이다. 추수감사절이 미 중간선거가 있는 이후이니 기다리면 좋은 결과를 맛볼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이 과정에서 유해송환은 북과 미국이 신뢰구축을 쌓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장면이 될 것이다. 미국은 유해송환에 대해 예민한 국가다. 한국전쟁으로 인한 전사자 유해는 약 6,000구로 추산되는데 미국에서 한국전쟁은 ‘잊혀진 전쟁’이다. 사망자들이 잊혀졌고, 마지막 장면은 비극적이며 아직까지도 준전시 상태의 전쟁이다. 타국의 땅에서 죽었던 수많은 청년들은 지난 몇 십년동안 ‘버려진 채’있었다.


이 한국전쟁을 북과 미국이 함께 유해를 발굴하면서 전쟁의 기억을 함께 마무리하는 장면은 미국의 국민, 나아가 전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줄 것이다. 그리고 그런 것을 트럼프도 정확히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 과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남, 북, 미 각국의 내부 사정과 반발이 있을 것이다. 지금도 미 자국 내 여론과 언론의 분위기는 좋지 않다. 그나마 트럼프가 네오콘에 둘러싸이거나 군수산업이 성장시킨 정치인이 아니라는 점이 우리에게 호재라면 호재다.


CVID나 비핵화에 우리의 꿈과 상상이 가려질 수 없다


얼마 전 일본 메이지대학에서 동아시아와 관련한 토론이 있었다. 다양한 사람들이 참가했는데 그 곳에 조총련계열의 조선대학교 교수도 참가했다. 아마 일 년 전이었다면 그 자리에 있었던 나 자신의 안위가 걱정되고, 조선대 교수도 토론회에 참가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 세상이 바뀌고 있다. 그리고 이 변화는 동아시아에 새로운 인식의 변화와 지평을 넓히고 있다.


한반도는 지정학적으로 아시아-태평양체제와 유라시아체제를 양 옆에 끼고 있다. 두 체제가 충돌할 때는 소위 ‘한반도 샌드위치론’이 나온다. 그러나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두 체제를 조정하는 양 날개가 생기는 것이기도 하다. 물론 거대한 양 날개를 움직이기 위해선 튼튼한 몸통이 필요하다. 지금, 남북이 힘을 합치면 두 날개를 움직일 수 있으리라. 이제 우리는 새로운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는 실험을 해볼 기회가 찾아왔다.


새만금은 70년대 개발논리로 본다면 인간의 어마어마한 위업이다. 그러나 환경에 대한 인식이 바뀐 지금은 흉물이 되었다. 이렇듯 새로운 세상에 대한 비전이 우리 모두에게 생긴다면 세상을 보는 방식, 해결하는 방식이 달라진다. 그리고 그 때 세상은 달라진다. 북과 미국이 신뢰방식에 따라 해결방식을 채택하겠다는 것처럼 우리도 비전이 달라지면 우리 삶의 해결방식이 달라진다.


인도의 경제공동체 오로빌처럼 우리도 DMZ에서 평화공동체를 실험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세계 청년들이 DMZ에서 평화에 대해 꿈꾸고 살아보는 공동체를 꾸려볼 수도 있을 것이다. 열정적으로 상상할 때다.


현실을 분석하는 것 못지않게 미래를 그리는 것은 중요하다. CVID나 비핵화에 우리의 꿈과 상상이 가려질 수 없다. 그런 소모적 논쟁 대신 상상하고 꿈을 꿔보자. 새로운 한반도, 새로운 시대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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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정상회담의 5가지 키워드

<기고> 싱가포르 북미 정상 회담 분석과 국제정치학적 의미


장창준 / 겨레하나 평화연구센터


1. CVID


CVID는 종말을 고했다. 북미 정상회담을 좌초시킬 뻔했던 CVID는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다. CVID 주창자의 대부격인 존 볼튼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북미 정상회담에 배석했다. 볼튼은 이제 더 이상 CVID를 거론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를) 더 이상 명확하게 할 수 없다”고 못박았고, “완전한 비핵화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까지 발언했다. CVID라는 이상론보다는 비핵화 협상의 현실론을 강조한 것이다. 북한과의 협상이 못마땅한 미국의 일부 인사들이 CVID를 거론할 수는 있어도 북미 협상 테이블에서 CVID는 사라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2. 종전 선언


종전 선언이 없어서 불안하다는 아쉬움이 존재한다. 그러나 기우에 불과하다.


북미 정상은 “수 십 년간 지속되어온 긴장과 적대(tensions and hostilities)의 극복”을 다짐했다. 긴장과 적대가 극복되어야 북미 사이에 새로운 관계가 형성될 수 있고, 한반도와 세계에 평화와 번영, 안정이 주어진다. 전쟁 상태에 있던 북한과 미국이 긴장과 적대를 극복하기로 합의했다는 점에서 종전은 사실상 선언되었다.


또한 양 정상은 “포괄적이고 깊이있고 진정성 있는(comprehensive, in-depth and sincere) 의견을 교환”했다. ‘포괄성’은 북미 사이에 존재하는 많은 의제가 논의되었음을 의미한다. ‘깊이’는 양질의 의견 교환이 이루어졌음을 시사한다. ‘진정성’은 양 정상의 신뢰 형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어지는 단락에서 “상호 신뢰 형성이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시킨다”는 대목이 등장한다. 따라서 ‘진정성 있는 의견 교환’은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의 촉진제 역할을 하게 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은 비핵화의 세부적인 로드맵이 제시되지 않았다고 해서, 종전 선언이 명기되지 않았다고 해서 그 의미가 반감되는 것은 아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의지를 서로 확인했으며, 그 과정에서 남북미 정상이 만나서 종전을 선언하는 이벤트가 남았을 뿐이다.


3. 비핵화에 대한 밑그림 합의


포괄적 합의만이 담겨 있는 공동 성명이 나오다 보니 세부 합의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아쉬움이 나온다. 그러나 트럼프의 기자회견 그리고 북측이 6월 13일 공개한 회담 내용을 종합하면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 조치가 합의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종전이 곧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상대방을 자극하고 적대시하는 군사행동들을 중지”할 것을 제안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선의의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한미군사연습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사일 엔진 시험장을 폐쇄하겠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약속까지 공개했다.


<노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 역시 “미국 측이 신뢰구축 조치를 취해나간다면” 북한 측도 “다음 단계의 추가적인 선의의 조치들을 취해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북미 양측은 워싱턴과 평양에서 2차, 3차 정상회담 가능성도 피력했다. 북미 정상은 동시 행동에 입각한 단계적인 한반도 비핵화 조치의 밑그림을 합의한 것이다.


4. 비핵화 조치의 첫 단계로서 종전 선언


북미 양국은 다음 주에 열릴 북미 고위급 후속 협상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 로드맵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그 첫 단계 조치는 종전 선언이 될 것이다. 정전협정 체결 65년이 되는 7월 27일에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개최하여 종전을 선언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종전 선언 채택으로 북미 사이에 적대 행위를 해야 할 이유가 사라지게 됨으로써 8월부터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동시 행동이 시작될 것이다. 미국은 한미 군사연습을 중단하고, 북한은 미사일 엔진 시험장을 폐쇄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다.


그 성과에 기반하여 북한과 미국은 2차, 3차 정상회담을 개최하여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할 것이다. 또한 대사를 상호 파견하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을 위한 행보를 본격화할 것이다.


5. 대등한 핵담판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대통령 트럼프는 그동안 북한이 제기해왔던 사항들을 시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한미 군사연습이 ‘전쟁(war) 게임’이었음을 그리고 사실상 북한에 대한 도발이었음을 시인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무기 위협은 이제 제거될 것"이라고 함으로써 북한이 미국을 핵으로 위협할 수 있는 ICBM과 핵무기 보유국임을 인정했다.


북한은 세계 최대 핵보유국인 미국과 대등한 위치에서 핵담판을 벌여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켰다. 북미 양국은 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평화적인 새로운 관계 맺기에 돌입했다. 동북아시아의 소국이 강대국들(great powers)의 전유물이라고 여겨졌던 핵무기 협상 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한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국제정치사는 영토, 인구, 경제력 등 막강한 국력을 보유한 소수의 강대국이 다수의 약소국을 힘으로 제압한 역사였다. 따라서 국력의 모든 면에서 수십 배 혹은 수백 배의 열세에 있는 ‘약소국 북한’이 적대국이었던 ‘강대국 미국’과 대등한 협상을 벌여 합의에 이른 것은 국제정치사적 이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쩌면 북한은 바로 이 순간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 매고” 핵과 미사일을 개발해 왔는지도 모른다. 북한은 더 이상 변방의 소국이 아니다. 훗날 국제정치사가들은 2018년 6월 12일을 “새로운 외교 강국”이 출현한 날로 기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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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만 변화하면 되는 건가? 


겨레하나 평화연구센터 변학문 상임연구위원


구태의연하지만 ‘격세지감’이란 말을 쓸 수밖에 없다. 불과 4개월 전만 해도 긴장이 극에 달했던 한반도 정세가 해가 바뀌며 급격하게 대화 국면으로 전환되어 관련국들의 최고위급 수준에서 협상이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오랫동안 막혔던 남북 대화와 교류의 물꼬가 터져 북의 동계올림픽 참가뿐 아니라 남북의 개막식 공동입장,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북측 예술단의 강릉·서울 공연이 실현되었다. 최근에는 남측 예술단의 평양 공연도 진행되어 남측의 여성 아이돌 그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마주 서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지난 10년 간 제대로 볼 수 없었던 북의 모습을 거의 실시간으로 접했다. 많은 사람들이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걷고 있고 늦은 밤까지도 택시가 오가는 평양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기 보았던 ‘그 옛날의’ 평양이 아니었다. 대북 특사단을 만난 자리에서 직접 ‘비핵화’와 ‘한미 군사훈련을 이해한다’고 말한 김정은 위원장, 올림픽 기간 남쪽을 방문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로동당 제1부부장, 남측 기자단의 취재 제한에 직접 사과한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보여준 말과 행동은 우리의 통념과는 상당히 동떨어진 “파격”의 연속이었다. 


적지 않은 남측 언론, 식자들, 대중들은 위와 같은 모습을 보면서 ‘변화하는 북한’을 말한다. 그리고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 화해협력을 위해 북이 폐쇄성과 경직성을 버리고 더욱 변화해야 하며, 남북 교류협력을 통해 우리가 북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북에 대한 남의 우월감에서 비롯된 이와 같은 입장은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두루 나타난다. 


하지만 필자는 남북관계 개선과 평화공존을 위해 남쪽도 부족한 점을 되돌아보고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장 남북의 예술단 공연을 떠올려보자. 북측 예술단은 자신들이 공연할 곡의 절반 정도를 남쪽 노래로 준비해왔고, 북쪽 노래도 대부분 정치적 논란의 여지가 없을 만한 곡들을 선정했으며, 일부 가사를 수정하기도 했다. 이와 달리 남측 예술단이 공연한 곡은 두세 곡을 빼면 거의 남쪽 노래들이었다. 남측 예술단의 윤상 예술감독은 북쪽 노래를 공연하자 관객들의 경계가 풀어지고 분위기가 좋아졌다며 “우리가 북측 노래를 잘 몰라 이번에 많이 준비하지 못해 미안했다”고 했다. 적어도 이번 교차 공연만 놓고 보면 남쪽이 더 상대를 몰랐고, 그래서 이해와 배려도 부족했다.  


4월 말 남북 정상회담과 5월 북미 정상회담에서 많은 이들의 기대와 예상대로 한반도 평화와 남북 화해협력을 위한 중대한 합의가 만들어진다면 남북 교류협력도 활발해질 것이다. 교류협력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한반도 평화와 남북 공존공영을 심화시키기 위해서는 ‘북한의 변화’를 얘기할 게 아니라 우리 자신에 대한 성찰과 북에 대한 열린 자세가 필요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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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레하나 평화연구센터 토론회]

 

2018 북한 신년사 토론회

"평창이후 남북관계, 여전히 넘어야 할 암초들 많다"

 

임재근 객원기자  ㅣ   2018.01.09

 

▲ 겨레하나 평화연구센터가 8일 오전 10시, 겨레하나 평화통일교육장에서 ‘2018년 북한 신년사 토론회’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평화연구센터 변학문, 장창준 상임연구위원, 강호제 센터장, 이준규 상임연구위원, 겨레하나 이연희 사무총장, 이하나 정책국장(사회). [사진제공: 겨레하나]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이하 겨레하나) 평화연구센터(센터장 강호제)가 ‘2018년 북한 신년사 토론회’를 개최했다.

8일 오전 10시 겨레하나 평화통일교육장에서 열린 토론회에 평화연구센터 강호제 센터장을 비롯해, 장창준, 변한문, 이준규 상임연구위원과 이연희 겨레하나 사무총장이 발제자로 나섰다.

맨 처음 발제에 나선 장창준 상임연구위원은 ‘국가 핵무력 완성’의 의미와 2018년 전망에 대해 “북한 신년사에서 ‘국가 핵무력’이란 표현을 쓴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면서, “그간 북한은 2014년 신년사에서 ‘국방과학의 첨단을 돌파’, 2015년 ‘우리식의 다양한 타격수단 개발 완성’, 2017년 ‘각이한 공격수단들의 시험발사, 핵탄두폭발시험, 대륙간탄도로케트시험발사준비사업이 마감단계’ 등의 발표를 거치면서 2018년 신년사에서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장 위원은 “북한은 핵탄두와 ICBM, 그리고 각종 핵운반수단을 모두 보유하면서 ‘국가 핵무력’을 완성했기 때문에 향후 추가 실험을 하기보다는 (신년사에서 밝힌 바와 같이) 대량생산과 실전배치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해 11월 29일 신형 ICBM ‘화성-15형’ 발사 이후,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포했고, 2018년 신년사에서 “지난해에 우리 당과 국가와 인민이 쟁취한 특출한 성과는 국가핵무력완성의 력사적대업을 성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북한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에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 수행에서도 커다란 전진을 이룩”하였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변학문 상임연구위원은 북한 신년사 분석을 통해 ‘북한이 말하는 2017년 평가와 성과점’에 대해 발표했다.

변학문 연구위원은 “몇몇 전문가들은 2017년 북한경제는 2016년에 비해 투자 및 생산 모두 다소 둔화된 것으로 추정된다거나 과거와 차별되는 별다른 성과는 없어 보인다고 하지만, 김책제철련합기업소의 산소열법용광로 건설, 금성뜨락또르공장 신형 트랙터 생산 등 금속공업과 기계공업 등에서 일정부분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화학공업부분에 대해서는 신년사에서 구체적 사례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순천화학련합기업소에 건설 중인 탄소하나화학공업기지나 2.8비날론련합기업소의 새로운 가성소다(수산화나트륨) 생산계통 건설 등을 화학공업 부분의 성과로 꼽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변 위원은 평양가방공장, 김정숙평양제사공장, 김정숙평양방직공장, 평양밀가루가공공장, 평양기초식품공장, 선흥식료공장 등 식료공장의 성과를 예를 들며 “북한이 어려운 조건에서도 경제의 내실을 기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두드러진 성과는 없었다 하더라도 경공업 현대화나 국산화 등에 나름 가시적인 성과들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 북한은 그간의 성과를 본보기 삼아 성과를 확산시키려 하겠지만, 북한 스스로도 제재 때문에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어 자립성과 주체성 강화, 규율 강화, 각 단위들의 자체적 노력과 절약 등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 북한의 경제발전 전략에 대해 발제를 하는 평화연구센터 강호제 센터장. [사진제공: 겨레하나]

강호제 센터장은 ‘혁명적 대응전략’과 북한의 경제발전전략에 대해 발제를 맡았다.

‘혁명적 대응전략’이란 지난 해 10월 7일 개최된 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2차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언급한 말로,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노동당 위원장 동지께서는 미제의 핵공갈 위협을 종식시키며 자립적 민족 경제의 위력을 더욱 강화하야 사회주의 경제 강국 건설의 활로를 열어나가기 위한 우리 당의 원칙적 입장과 혁명적 대응 전략도 밝혀주셨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번 신년사에서는 “올해 사회주의경제건설에서 나서는 중심과업은 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2차전원회의가 제시한 혁명적대응전략의 요구대로 인민경제의 자립성과 주체성을 강화하고 인민생활을 개선향상시키는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강호제 센터장은 “북한의 ‘혁명적 대응전략’은 지난 해 9월 제재(북한 6차 핵실험에 대응한 제재)에 대응해 10월에 수립한 것이지만, 제재의 효과는 한 달 만에 나타나지는 않는다”며, “북한은 전략적 차원에서 ‘혁명적 대응전략’을 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흐림이 바뀐 것은 아니다”며, “북한은 기술혁신을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경제발전전략을 지속시킬 것이고, 특히 제재로 인해 외부요인(무역)이 줄어들었다 하더라도 기술혁신을 통해 군수에서 민수로의 전환을 지속적으로 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년에 비해 비중이 늘어난 대남, 남북관계 부분에 대한 이야기도 많은 관심을 끌었다.

이준규 상임연구위원은 “올해 북한 신년사에서 대남, 남북 관계 비중이 증가한 반면 대외부분은 축소되었고, 특히 미국에 대한 ‘요구’가 눈에 띄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대남’ 부분이라고 부르기 무색할 정도로 주어가 ‘북남’이 동시에 등장하는 경우가 많았다”고도 덧붙였다.

또한 “신년사를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및 그를 위한 대화 의사를 표명해 북한이 대화 재개, 관계개선 모색으로 대남 태도를 전환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하지만 북한의 대남 태도의 변화가 제재 강화 국면에 대한 대응전략인지, 아니면 ‘국가 핵무력 완성’ 등 국내적 성과에 기반한 공세적 대외정책의 일환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연희 사무총장도 “평창 이후 남북관계는 여전히 넘어야 할 암초들이 많다”며, “당장 한미합동군사훈련만 보더라고 지금은 연기됐지만, 4월이든, 5월이든 언제든 재개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북미가 탐색적 대화를 넘어 본격적인 대화로 진입할 수 있을지, 남북 당국이 그 어떤 상황에서도 남북관계를 중단 없이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지 아직 미지수”라며, “우리 시민사회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강력한 동력과 여론을 형성해 나가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지난 10년 동안 남북 민간교류의 성과가 제로(0)로 돌아간 것은 아니지만, 평화통일의 환경을 조성하는데 지속가능한 기여를 하지도 못했기 때문에 ‘우리는 무엇이 달라져야 하는가?’하는 숙제 앞에 놓여 있다”며, “교류협력의 양도 중요하지만 ‘질’이 중요하다는 것이 지난 경험에서 얻어야 할 교훈이 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에는 겨레하나 회원을 비롯해 30여명이 참석했다.

겨레하나에서는 더 전문적이고 깊이 있는 연구와 교육을 위해 2017년 2월 ‘평화연구센터’를 설립했다.

평화연구센터는 분단체제, 혐북사회, 일본의 재무장, 오늘의 북한, 북미 핵공방 역사, 남북경제협력2.0, 압록강에서 만난 한국사회 등 다양한 평화통일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연구위원들의 토론을 통해 정세 또는 다양한 주제의 분석글을 언론에 기고를 하고 있다.

  

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23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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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연구센터 칼럼]

북한 미사일 개발팀은 하나뿐일까? : 북한 미사일 분석에서 빠진 ‘과학적 사고'

강호제 평화연구센터 소장    ㅣ   2017.12.02

 

 

북한이 인공위성 발사체/미사일 시험발사에서 실패했다고 공개한 것은 단 1건이다. 2012년 4월에 발사했던 광명성 3호가 발사 직후 100여초 만에 공중에서 폭파되었다. 혹자는 일부러 공중 폭파시켰다고 주장하기도 했지만, <로동신문>에 오류를 찾아 고쳤다는 이야기가 한 달 뒤에 나왔으니 실패한 건 맞다.

그런데 이에 대한 당시의 평가가 가관이었다. 거의 대부분의 언론, 전문가들이 북한 인공위성 발사 전체가 실패한 것인 양 이야기했고, 심지어 개발을 책임진 사람들이 모두 벌을 받을 것이라고 조롱했다. 그 누구도 이를 ‘과학'의 이름으로 사고하지 않았다. ‘과학'적 사고를 할 수 있던 사람들은 ‘북한'적 현상에 코멘트를 하지 않았다.

사실, 인공위성 발사 시험과 같은 ‘빅 사이언스(Big Science)’에서 실패는 너무 당연한 것이다. 오히려 지금의 북한처럼 실패한 흔적이 별로 안 나오는 경우가 이상한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인공위성 발사체는 1개만 만들지 않고 최소 2개, 복수로 제작된다. 그래야 발사하다가 실패하면 남은 것을 통해 잘못을 수정하고 최종 완성단계로 진화시킨다. 우리나라의 나로호도 그랬다.

당시 필자는 이런 일반적인 과학 상식에 기초하여 북한 광명성 3호는 10개월 안에 재발사된다는 글을 써서 나름 언론에서 주목받은 적이 있다.(광명성 3호는 다시 발사된다 (프레시안, 2012.4.17)) 게다가 필자의 글을 읽은 ‘과학자' 선배가 20여년 만에 연락하여 나로호도 3개가 제작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면서 반성의 말을 전했다. 인공위성 발사체를 연구하는 자신들이 너무 안일하게 있었다는 이야기였다.

과학은 누구에게나 어렵다. 하지만 그렇다고 전문 과학자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과학적 사고, 합리적 사고를 할 수만 있다면 새로운 것을 창조하지는 못할지라도 참인지 거짓인지는 알 수 있다. ‘북한'적 현상들도 일상적 사고, 혹은 합리적 추론을 통해 분석한다면 새로운 면이 보일 거라 장담한다.

 

북한 미사일 개발팀은 하나 뿐일까?

북한의 주장을 신뢰하는 사람이나 불신하는 사람이나 똑같이 범하는 실수가 있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팀은 ‘하나’일 것이라는 막연하게 믿고 있는 것이다. 하나의 팀이 한번 쏘고 그것을 개량, 발전시켜 그 다음 것을 쏜다는 인식이다. 즉 공개된 모든 미사일이 하나의 개발 프로그램 상에 있다는 인식이다.

그러니 “75일만에 이 정도로 발전시키다니 놀랍다”라는 평가나 “75일 밖에 개발 시간이 없었으니 미숙한 기술”이라고 평가절하하는 등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혹은 그렇게 짧은 시간동안 기술발전할 수 있는 경우는 없으니 외국에서 도입한 것이거나 베낀 것이라고 폄하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설명해 보자면, 1번부터 10번까지 미사일이 발사되었다고 할 때, 개발팀이 ‘하나’라면 1번 다음에 2번, 2번 다음에 3번, 하는 식으로 하나씩 시험/개발하는 방식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개발팀이 ‘4팀’이라면? 그렇다면 A팀은 1번, 5번, 9번 미사일을 담당하고 B팀은 2번, 6번, 10번 미사일을 담당하는 식이 될 것이다. 그래서 외부에서는 1번~10번 미사일이 순차적으로 개발 및 시험 발사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A-1, B-1, C-1, D-1, A-2, B-2, C-2, D-2와 같은 서로 다른 4개 계열의 미사일이 시험 발사된 것이다. 물론 서로 다른 4개의 개발팀은 각자가 개발한 기술과 시험 결과는 공유할 것이다.

이렇게 여러 개발팀이 미사일을 만들어, 시험 발사한다고 보면, 75일만에 기술진보를 이루었다는 평가는 너무 후한 것이고, 75일밖에 안 되니 제대로 된 기술개발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평가도 너무 박한 것이 된다.

북한의 미사일을 발사하는 주체가 군수공업부도 있고 국방과학원도 있는 등 적어도 2개의 집단이 시험발사를 담당한 것도 이런 추론이 합당할 수 있다는 근거가 된다. 또한 북한의 과학기술 개발 역사를 보면, 같은 연구 주제를 최소 2개 이상, 보통 5개 가량 복수로 두는 경우가 많이 등장한다. 당연히 하나만으로는 제대로 된 성과를 기대할 수 없으니, 서로 다른 조건을 가진 별개의 여러 조직들에게 같은 목표를 동시에 주는 방법을 쓰는 것이다. 이는 대부분의 나라, 기업에서 쓰는 방법이다. 우리 주변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방법이다. 북한도 이런 생각을 하는게 ‘당연'하다.

『라남의 열풍』이라는 소설에서 첨단기계 개발 프로젝트를 5개의 서로 다른 단위에게 맡기는 장면이 나온다. 4개는 외국에서 기술을 이전해 오는 방법을 썼고 1개만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방법을 썼는데 결국 자체 개발한 팀만 성공했다고 소설은 끝을 맺는다.

태블릿, 일체형 컴퓨터 등 최신 IT를 만드는 기업도 1개만 있는게 아니다. 여러 기업이 서로 경쟁하듯 IT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미사일도 이렇게 여러 개발팀이 만들어졌을 것이라 간주해야 합당하다. 근데 몇 개일까? 지금까지 공개된 미사일들의 사양과 특징을 한꺼번에 나열해놓고 비교, 분석하면 찾을 수 있을 거라 본다.

 

공개된 미사일이 북한이 보유한 최첨단 수준일까?

김정은 체제에 접어들어서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는 예전보다 더욱 잦아졌고 더욱 수준 높은 무기들이 공개되었다. 그 자체만으로도 놀라운 것이라 다들 공개된 미사일들이 북한의 최첨단일 것이라 짐작, 아니 예단한다. 과연 그럴까?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아직 미개발 상태, 수준 이하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2015년 이후 공개된 미사일들은 절대 불가능한 수준으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그러니 처음에는 공개된 것이 거짓이거나 조작이 섞인 것이라 추측했고, 이런 추측이 빗나가자 그냥 북한이 공개한 것이 ‘안간힘을 쓴’ 최첨단이라고 평가하였다. 인정할 것은 인정한다는 합리성을 가장하면서, 어느 정도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게 배수진을 친, 마지못한 평가인 셈이다.

그런데 어떤 나라가 자국의 국방기술, 무기 체계를 모두 공개할까? 시합을 앞 둔 운동선수가 시합 직전 연습 경기에서 전력을 다하는 경우가 있나? 수능을 앞 둔 수험생이 연습문제 풀이에 모든 에너지를 다 쏟는 게 맞나? 아니다.

최고 수준의 70~80% 수준에서 공개하고, 연습경기를, 모의고사를 치를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 수준도 이 정도에서 파악해야 한다. 열병식 때 등장했지만 아직 공개되지 않은 것이 많은 이유, 처음 공개된 것을 북한 사람들이 구식이라고 한 이유는 대부분 이런 이유로 설명이 된다. 공개된 것이 아무리 놀라운 수준이라 하더라도 최첨단은 아니다.

게다가 정말로 최첨단 기술이 탑재된 것이라면 이 정도로 실패 확률이 낮을 수는 없다. 아무리 공부 잘하는 학생이라고 아주 어려운 문제를 모두 맞출 수는 없는 것이다. 그것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면 더욱 그렇다. 공개되지 않은 경우에 실패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는 그들의 주장일 뿐이니 아직 확실한 근거로 삼기는 부족하다.

이런 식의 ‘합리적 사고'를 할 수 있다면, 이번 시험발사에 대해 ‘가짜 탄두'를 썼다거나 너무 짧은 시간에 개발하느라 기술이 완전하지 않았다는 등의 발언은 쉽게 할 수 없다. 미국 등의 ‘도발'이 심하니 대응할 방법을 찾지 못하여 이름만 15형으로 지은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주장은 그냥 소설일 뿐이다.

 

화성 15형, 미국의 카드를 빼앗았다

북한의 화성-15형도 북한 미사일 기술의 최첨단이 아니고, 75일 전에 시험한 미사일의 연장선상이 아니라 그 이전부터 준비해두었던 것이라고 봐야 한다. 또한 아직 공개되지 않은, 하지만 시험발사 성공 확률이 높은 미사일이 더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 ‘과학적’ 사고라 할 수 있다.

북한의 선언대로, 공개된 미사일 수준들만으로도 북한의 핵탄두는 뉴욕 앞바다에서 폭발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 핵탄두를 실은 미사일을 100% 막을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기 전까지 미국은 북한을 공격할 수 없다. 이번 미사일 시험발사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아직 불명확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미국의 카드가 줄었다는 것이다. 한반도 주변에서 진행하는 군사 훈련은 북한을 상대로 하는 게 아니라 ‘미국의 대내용 카드’라고 해석하는 게 더 합당하다. 북한의 무기 수준이 이런 군사 훈련으로 막을 수 없게 되었으니.

보이는 것만 믿는 편협한 수준이나 보이지 않는 것을 무턱대고 믿는 황당한 수준도 ‘합리적'인 사고는 아니다. 북한의 고유함을 인정해주려다 북한에만 적용되는 논리가 너무 부각되면 ‘과학'적 사고에서 멀어지게 될 수 있으니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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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연구센터 칼럼]

트럼프 ‘입단속’에 만족할 것인가

-평화와 주권, 반드시 짚어봐야 할 두 가지

장창준 겨레하나 평화연구센터 연구원  ㅣ 2017.11.17

 

 

트럼프 방한과 관련해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의 외교정책에 상당히 강한 비판적 코멘트를 내왔던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도 ‘대단히 잘한 외교’였다고 평가했다. 트럼프의 입을 단속하는 것이 최대 목표였다면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화염과 분노’, ‘완전 파괴’라는 호전적인 발언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 ‘입단속’에 만족하기에는 트럼프의 입은 여전히 거칠었고, 트럼프의 행보는 지나치게 일방적이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는 ‘국빈을 초청하여’ 평화는 얻지 못하고, 국방비만 털린 꼴이 되었다. 특히 한국의 대통령이 미국의 무기 구매를 위한 목적의 국방예산 증액 계획을 미국 대통령과 공유한 최초의 한미 정상회담이었다.

 

힘을 통한 평화가 의미하는 것

트럼프는 국회연설에서 ‘힘을 통한 평화’를 강조했고, 우리 언론에서도 이 표현에 주목하였다. 그러나 ‘힘을 통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라는 용어가 미국 외교에서 갖는 역사적, 정치적 함의는 생략되었다.

‘힘을 통한 평화’는 러일 전쟁 시기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시어도어 루즈벨트가 즐겨 사용하던 용어였다. 시어도어 루즈벨트가 대통령이던 당시 미국은 미-스페인 전쟁에서의 승리 이후 외교 노선을 고립주의에서 확장주의로 급격하게 변화시키는 시기였다.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기 위해 파나마에 압력을 가해 파나마 운하를 개통한 것도 이 시기였고, 한국인의 기억 속에 너무나 선명하게 새겨져 있는 가쓰라-태프트 밀약 역시 이 때 체결되었다.

시어도어 루즈벨트의 ‘힘을 통한 평화’는 ‘큰 몽둥이 외교’(big stick diplomacy)를 통해 추진되었다. 루즈벨트는 본인이 즐겨 사용했던 “말은 부드럽게, 그러나 몽둥이는 지참한다”(speak softly, and carry a big stick)라는 속담처럼  ‘큰 몽둥이’를 휘두르면서 적극적인 확장정책을 추진함으로써 미국 중심의 ‘힘을 통한 평화’를 실현해 갔다. 루즈벨트가 휘두르고자 했던 ‘큰 몽둥이’는 미국의 막강한 해군력이었다. 막강한 해군력을 수단으로 하여 미국의 이익을 실현해 나가겠다는 ‘힘을 통한 평화’의 목표였던 것이다.

‘힘을 통한 평화’는 우리 민족에게는 재앙이었다. 고종은 일본을 거쳐 조선을 방문한 시어도어 루즈벨트의 딸 앨리스를 극진히 환대했다. 러시아까지 몰아낸 일본이 조선을 완전히 장악할 것을 우려하여 미국의 도움을 받고자 하는 계산이었다. 앨리스의 아시아 순방이 사실은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은폐하기 위한 가장 여행이었음을 고종과 조선의 관리들은 모르고 있었다.

과연 트럼프의 ‘힘을 통한 평화’는 루즈벨트의 그것과 다른가? 트럼프 국회 연설과 한미공동언론발표문을 보면  사실상 동일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트럼프는 국회 연설에서 북한의 지도자를 독재자(dictator)라고 불렀고, 북한 주민을 노예(slave)라고 했으며, 북한을 ‘지옥’(hell)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그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트럼프는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이들(미국과 동맹국)을 방어하기 위해 핵과 재래식 전력 등 미국의 모든 범주의 군사력을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강조”했다. ‘막강한 해군력’이 ‘핵과 재래식 전력 등 모든 범주의 군사력’으로 표현이 바뀌었을 뿐이다. 트럼프는 정확하게 시어도어 루즈벨트의 ‘힘을 통한 평화’를 인용했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의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핵 사용 준비’를 언급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화염과 분노’, ‘완전 파괴’ 못지않은 전쟁 위협 발언이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한반도 안보상황에 대한 정확하고 균형된 인식을 제고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하고, 트럼프 방한을 통해 “포괄적 동맹을 넘어 위대한 동맹임을 재확인한 것”을 성과로 꼽았다. 트럼프의 국회 연설이 끝나고 우리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공동발표문에 등장한 이상한 문장, ‘국방비 증액 계획을 한미가 공유한다?’

트럼프로부터 평화적 해법에 대한 답변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천문학적인 국방비는 털렸다. 그런데 단순히 털렸다는 것으로 평가를 끝낼 수 없는 중요한 대목이 보인다.

 

⓵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군을 현대화하고 부분적으로는 동맹의 작전 소요를 충족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대한민국이 지난 3년간 대외군사판매(FMS) 및 상업구매(DCS)를 통해 미국으로부터 130억불 이상의 군사 구매를 한 점에 주목하였다. ⓶ 문 대통령은 2022년까지 국방예산을 상당한 규모로 증액하고자 하는 계획을 공유하였으며, ⓷ 이는 F-35A 합동타격전투기, KF-16 전투기 성능개량, 패트리어트 PAC-3 성능개량, AH-64 아파치 대형공격헬기, 글로벌호크 고고도 정찰용 무인기, 이지스 전투체계 등 지난 정부에서 합의한 대로 주요 미국산 프로그램을 구매하는 데 사용될 한국의 예산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번호는 설명의 편의를 위해 필자가 붙인 것이다.)

 

 

위 인용문은 두 문장으로 되어 있다. 첫 번째 문장(⓵)의 주어는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다. 즉 두 정상은 지난 3년 동안 130억불 이상의 미국 무기를 구매한 점에 주목했다. 그런데 그 다음 문장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다.

첫째(⓶의 구절), 문재인 대통령이 2022년 즉 자신의 임기가 만료될 때까지 국방 예산을 상당한 규모로 증액하고자 하는 계획을 공유했다. 즉 공유의 주체는 문재인 대통령이고, 공유의 대상은, 발표문에 명시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일 것이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국방 예산 증액 계획을 다른 나라 대통령과 공유한다? 그것도 지난 3년 130억 달러 이상 무기 구매한 사실이 적시되어 있는 문장에 뒤이어서? 왜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방예산 증액 계획을 트럼프 대통령과 공유했을까? 그리고 왜 이런 내용이 공동발표문에 포함되었을까? ⓷의 구절을 보면 그 의문은 해소된다.

둘째, ⓷의 구절에서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국방 예산 증액계획을 트럼프 대통령과 공유한 것’을 지칭한다. 이 대목은 ‘한미 정상이 한국 국방예산 계획을 공유함으로써 미국 무기를 구입하는데 필요한 한국의 예산을 쉽게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로 해석된다.

따라서 두 개의 문장은 아래와 같이 해석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위 인용문에서 열거된 미국의 무기를 구매하는 용도로의 국방 예산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트럼프 대통령과 공유했다.”

지나친 억측인가 싶어 몇 번을 곱씹어 읽어 보아도 해석은 동일하게 나온다. 자신의 임기 때까지 미국 무기 구매를 위해 국방예산 증액 계획을 미국의 대통령과 공유하겠다는 발상이 대통령 본인의 발상인지, 외교 안보실의 발상인지 아니면 국방부의 발상인지 필자로서는 알 수 없다. 어쩌면 트럼프의 무기 구매 압력이 그 정도로 강했을지도 모른다.

혹자는 자주국방을 위해 무기 구매는 필요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위 보도문에 명시되어 있는 것처럼, 문재인 정부가 국방예산을 증액하여 사려고 하는 무기들은 박근혜 정부 때 한미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진 것들이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한 지 6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 때 구매 합의가 이루어진 무기 체계들이 자주국방에 긴요한 무기 체계인지 검토할 시간을 충분히 갖지 못했다. 이전 정부에서 구매했고, 구매하려고 했던 많은 무기들이 ‘방산비리’ 의혹을 받고 있고, 그 의혹이 상당부분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글로벌 호크의 경우는, 최근 일본마저도 비용 상승을 이유로 ‘도입 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실정이다.

 

평화를 포기할 수 없듯이, 주권도 포기되어선 안 된다

따라서 국방예산 증액 계획을 미국 대통령과 공유하게 된 배경이 무엇인지, 왜 그렇게 성급하게 이전 정부에서 구매하기로 했던 무기를 합당한 검토 없이 그대로 수용하는 내용이 한미 정상회담 보도문에 포함되었는지 문제는 반드시 짚어야 할 대목이다.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박근혜 정부 시절 국방부가 벌여왔던 적폐행위들이 새롭게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전 정부에서 합의한 무기 구매 계획을 그대로 추진하는 것은 절대 정당화될 수 없다. 설령 그것이 ‘평화를 위한 부득이한 결단’이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만약에 이런 합의가 이루어진 것이 실수라면 그런 실수는 다시 반복되어서는 안된다. 만에 하나 이런 합의가 이루어진 것이 실수가 아니라 의도된 것이라면 문재인 정부의 동맹 정책은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고 봐야할 것이다. 한반도 평화는 중요하다. 일각에서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그 정도의 비용은 들일 수 있는 일이라고 포장한다. 그러나 위의 합의는 비용의 문제가 아니라 주권과 관련된, 중요한 문제이다. 어느 나라 대통령이 자국의 국방예산을 다른 나라 대통령과 공유한단 말인가. 평화를 위해 주권이 포기되어야 한다면 과연 그 평화는 누구의, 누구를 위한 평화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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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기고]

트럼프 대통령, 협상의 기초로 동결 대 동결 고려해야

- 오늘의 외교는 내일의 전쟁을 방지한다

아브라함 덴마크 저/장창준(겨레하나 평화연구센터 연구원) 역  ㅣ 2017.10.17

 

이 글의 저자 아브라함 덴마크(Abraham M. Denmark)는 우드로우윌슨 센터의 아시아담당 책임자이면서 동시에 센터 부속기관인 키신저 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이기도 합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키신저를 만나 대북 정책의 자문을 구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자세한 내용은 소개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이 글은 키신저가 트럼프에게 했던 자문의 일단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10월 10일 트럼프와 키신저가 만났고, 이 글은 10월 11일 게재되었습니다.

이 글이 수록된 The Hill은 미국 의회 전문매체입니다. 미 의회 더 나아가 미국 정가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매체이기 때문에 소위 ‘아무나’ 기고할 수 있는 매체가 아닙니다.

이 글은 현실주의적 접근법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현실주의는 이념과 도덕, 명분보다는 국익을 최우선으로 추구합니다. 북한 역시 현실주의적 접근법을 채택하여 핵과 미사일 시험과 고도화를 꾀하고 있으며 ‘미국과 실질적인 힘의 균형을 이루겠다’고 주장합니다. 현실주의와 현실주의가 ‘만나야’ 해법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역자 주

 

원문은 아래 참조 바랍니다.

http://thehill.com/opinion/white-house/354891-time-for-president-trump-to-negotiate-with-north-korea

 

 

전쟁인가, 외교인가. 북한과 관련한 최근의 위기를 해소하는 데는 이 두 가지 방법 밖에 없다.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가 ‘기정사실화’되기 전에 다시 외교적 외교적 해법에 초점을 맞추고, 이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전쟁을 방지할 수 있는 기회를 아직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지금부터라도 일시적으로 비핵화라는 장기적 목표는 옆으로 옮겨놓고 그 대신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험으로 촉발된 최근의 위기에 집중해야 한다.

트럼프 정부는 경제 봉쇄를 강화하고 북한의 고립을 심화시키는 “최대의 압박” 정책을 구사해 왔다. 이 전략은 부분적인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경제 봉쇄는 전보다 강화되었고, 더 많은 국가들이 북한 외교관을 추방하고 있다. 중국 역시 북한에 더 많은 압력을 넣고 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틸러슨 국무장관이 “Little Rocket Man과의 협상을 모색하면서 시간을 낭비하고 있”으며 “우리는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다”라는 트윗을 올림으로써 군사적 옵션을 선호한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러한 봉쇄 행위와 언사는 북한으로 하여금 비핵화 협상에 나서도록 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목적은 북한이 핵무기를 협상용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가정에 기초한 것이다. 그러나 김정은 체제의 북한이 했던 모든 말이나 행동은 그들이 핵무기를 체제 유지와 공격 억지의 수단으로 여기고 있으며, 따라서 자신들의 핵능력을 위협하는 것은 체제 자체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음을 분명하고도 일관되게 보여 왔다.

미국의 전략은 김정은이 트럼프의 호전적 언사를 진지하게 인식하고, 미국이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의사가 없다는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있음을 고려해야만 한다. 만약 김정은이 그 같은 결론을 내린다면, 북한은 핵과 미사일 능력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다고 판단할 수 있다. 더 나쁘게는 이미 미국이 전쟁을 결심했다고 판단하고 그에 맞서는 길을 선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미국은 김정은에게 평화적인 탈출구가 있음을 보여주는, 더욱 현실주의적인 협상 접근법에 문을 열어두어야 한다. 현실주의적 접근법은 비핵화를 궁극적으로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최근 위기를 해소하는데 미국 외교의 초점을 맞출 것을 강조한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은 비핵화를 위한 대화에 준비도 되어 있지 않고, 관심도 없다”라고 논평했다. 그러나 그 말은 만약 미국이 초점을 바꾸면 외교적 전망이 사라지지 않을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일 수 있다. 대화에 관심이 없다는 것과 비핵화를 위한 대화에 관심이 없다는 것은 의미가 다르다.

협상의 초점이 비핵화에 맞춰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최근의 위기 원인을 잘못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의 긴장 고조는 수 십 년 동안 지속되어 온 북한의 핵 야망 때문이 아니라 북한의 핵과 미사일 기술이 빠른 속도로 성공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최근의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비핵화를 강조하는 것은 쿠바 미사일 위기 때 소련에게 사회주의를 포기하라고 요구하는 것과 같다. 비핵화는 중요한 문제이긴 하지만 오늘 처리해야 할 것은 아니다.

위기를 해소하려면, 미국은 비핵화가 아니라 북한의 반복되는 핵과 미사일 시험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중단은 미국과 동맹국들의 이익에 부합한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험은 안정을 심하게 저해하고,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긴장을 고조시켜 전면적인 충돌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게다가 핵과 미사일 시험은 북한으로 하여금 그 기술을 완벽하게 터득할 수 있게 하고, 신뢰할만한 대륙간 핵능력을 확보하는데 더 다가갈 수 있게 한다. 시험이 중단되면,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의 속도가 늦춰지고 외교가 작동할 수 있는 더 많은 시간이 확보될 수 있다.

중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과 한미 군사연습을 동시에 중단하는 소위 “동결 대 동결”을 제안해왔다. 이 제안은 한국과 미국에 의해 거부되었다. 한미 군사연습은 지역안정을 위한 합법적인 것이고,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은 지역을 불안하게 만드는 불법적인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게다가 한미 군사연습은 현존하는 북한의 공격 위협에 한미 양국군의 방어 태세를 보장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제안이 완전히 거부되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협상의 기초로 고려되어야 한다.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을 중단시키고, 긴장을 완화시키며, 비핵화를 포함하여 북한의 근본적 도전을 다룰 수 있는 미래 협상의 문을 열기 위해서는 유인과 결과가 혼합되어야 한다. 외교적 해법이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갈등의 결과를 고려한다면 이 같은 접근법에 성공할 수 있는 모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만약 오늘 외교가 시도되지 않는다면, 내일의 재앙적 전쟁을 방지할 수 있는 기회는 사라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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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연구센터 칼럼]

랜서의 NLL 침범, 문재인의 '오직 평화'는 어디로?

장창준 겨레하나 평화연구센터 연구원  ㅣ 2017.09.25

 

 

9월 23일 밤, 괌에서 출격한 B-1B 폭격기(일명 랜서) 2대가 한국 전쟁 이후 북한에 가장 근접한 지역까지 비행하는 ‘무력 시위’를 벌였다. 세계일보는 심야에 전개된 이 같은 움직임을 ‘대북 군사행동의 전조’라고 표현했다. ‘실제 북한에 대한 공습을 가정한 훈련이 아니었느냐’ 하는 것이다. 한미 양국이 남북 군사분계선이라고 주장해왔던 NLL을 넘었다는 점에서 군사적 목적을 갖는 것은 분명하다.

지금까지의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이번 무력 시위는 한국 전투기가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한미 공조의 결과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충분히 사전 협의”했고, 문재인 대통령도 “실시간으로 보고받았다”고 한다. 또한 9월 25일 보도된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원산 지역의 SA-5 지대공 미사일의 탐지레이더를 가동했다고 한다.

이런 모든 것이 사실이라면, 즉 문재인 대통령까지 보고를 받을 정도로 “굳건한 한미 동맹”에 기초해서 이번 무력 시위가 결정되었고, 북한이 지대공 미사일 발사 준비를 했다면 상상만으로도 섬뜩해진다. 의도했건 실수였건 간에 만약 B-1B가 북한 영공을 침범했다면 북한은 지대공 미사일을 발사했을 것이고 그 순간 북미 군사적 충돌은 전면화된다.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이번 무력 시위가 한미 공조 하에서 결정되었다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관리 정책 기조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전략 자산의 배치를 한국 정부에서 요청했기 때문에, 이번 무력 시위를 한미 공동으로 결정했다는 것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라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전략 자산의 배치 요청과 이번 무력 시위는 성격이 다르다.

9월 4일 국회 국방위에서 송영무 국방부장관이 답변했던 것처럼 지난 8월 말 한미 군사연습 당시 한국 정부는 전략폭격기의 ‘DMZ 인근 비행’을 만류했다. 비록 소극적이었을지언정, 한반도 상황을 관리하겠다는 의사가 투영된 것이었다.

그런데 이번 무력 시위는 북한의 영공 바로 근처에서 실시되었다. 한국 정부의 입장에서 본다면, 전략 자산의 배치 요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고도화에 대한 ‘반응적 조치’였다고 할 수 있다.그러나 이번  무력시위는 북한을 자극하려는 의도를 가진 ‘선제적 조치’이다. 따라서 이번 무력 시위를 한미 양국이 공동으로 결정했다는 것은 한국 정부가 한반도 상황을 평화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정책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기류 변화는 그 전부터 감지되기는 했다. 송영무 장관의 9월 4일 국회 발언에 따르면 하루 전날인 9월 3일 진행된 안전보장회의에서 “베를린선언보다는 우선 응징과 군사적 대치 상태를 더 강화시키는 것이 우리가 가야 할, 정부가 해야 할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아마도 무력 시위의 결정은 ‘트럼프-김정은 말 대결’ 이후의 상황일 것이다. 그렇다면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 총회에서 ‘오직 평화’를 강조하는 연설 전후 시기에 무력 시위 결정이 이루어졌을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 총회에서의 연설은 한낱 거짓말에 불과한 것이 된다. 대한민국의 국민과 국제 사회를 대상으로 말로는 ‘오직 평화’를 외치면서 실제 행동에서는 북미 일촉즉발의 가능성이 농후한 미국의 군사 작전에 동의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미 공조 하에 진행된 무력 시위는 북미 군사적 대결을 더욱 고조시키고, 한반도 평화를 더욱 위협하고, 대통령의 말을 신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더욱이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가 ‘오직 평화’에서 ‘군사적 압박과 응징’으로 전환되었음을 보여준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운전대를 스스로 놓아버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제 한반도라는 자동차의 운명은 문재인 대통령의 손을 ‘완전히’ 떠나 북미 양국의 대결 양상에 의해 좌우되게 되었다.

또 하나, 한미 공조의 한계선이 보이지 않는다.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이 계속되는 동안 문재인 정부의 한미 공조는 계속해서 강화되었다. 비록 ‘임시’라는 수식어를 붙였지만 사드 배치를 단행했다. ‘군사적 압박과 응징’으로 정책 기조가 변했다. 이번 무력 시위는 북한 영공 바로 인접까지 미국 전투기가 접근하는 것을 한국 정부가 허용했거나 묵인했음을 의미한다. 시간이 갈수록 한미 공조가 강화되고 있으며, 문재인 정부는 미국의 요구(혹은 압력)에 순응하는 양태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무력 시위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시험을 계속한다면? 그리고 미국이 대북 군사행동을 결정한다면? 과연 그때 문재인 정부는 ‘No'라고 외칠 수 있을까?

한미 공조의 한계선이 보이지 않는 것과 비례하여 한반도 평화의 지속 가능성 역시 점차 멀어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더 이상 ‘대화를 위한 압박’이라는 말로 국민들을 현혹해서는 안된다. 스스로를 속여서도 안된다. 지금이라도 한국 정부는 북미 군사적 충돌과 한반도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적극적인 평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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