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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의 선남선녀와 결혼할 청춘남녀를 찾습니다.
    이전연재글/김이경의 좌충우돌 북한경험담 2012. 9. 11. 17:34

    남과 북의 청춘남녀의 결혼이 가능할까?

    2007년도 가을 어느 날, 평양 양각도 호텔 스카이라운지에서

    북한의 민족화해협의회(이하 민화협) 부회장님과 식사를 하다가 남북 중매사업에 대한 제안(?)을 받은 적이 있다.

    물론 정식 제안이라기보다는 아이디어 차원의 이야기였지만, 한번 생각해봄직한 내용이어서 소개한다.

     

    그 이야기가 나오게 된 발단은 민화협 여성 안내원을 며느리로 삼고 싶다는

    고려대학교 교수님 한 분의 발언이 화제가 되면서부터였다.

    민화협 부회장님이 그 이야기를 들으시고는

    “북측 민화협과 남측 겨레하나가 결혼 중매사업을 해보는 것이 어떠냐”고 하셨다.

    “만일 결혼이 성사되어 평양에서 살겠다고 한다면 평양에 아파트를 선물로 준다”고 하시면서 말이다.

    북한 민화협의 부회장이라면 실제 남북화해협력사업을 총괄하는 막강한 영항력을 갖는 분인데

    그런 부회장님의 말씀이 그저 실없는 농담일리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내 귀가 믿기지 않을 만큼 놀라워 “정말이요? 진짜요?” 하며 당장 합의서를 쓰자고 했다.

    그런데 함께 식사를 하던 민화협 안내원들이 나보다 더 놀란 표정으로 벌떡 일어나

    “부회장님! 그건 안됩니다. 남북관계가 아직 거기까지 발전하지 못했는데 결혼중매라니요?

    통일이 되면 그때 가서 하시지요”하면서 안절부절 못하였다.

    안내원들은 ‘존경하는 부회장님이 왜 저런 무리한 말씀을 하시는지 알 수 없다’는 표정이었고,

    나에게도 연신 눈짓과 고갯짓으로 불가능하다는 표현을 했는데, 그들이 당황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안내원들이 상급자의 말에 그런 반응을 보이다니, 처음보는 장면이었다.

     

    그림. 서영준 화백

     

    그때 부회장님께서 안내원들을 만류하시며 꺼낸 말씀은 더욱 뜻밖이었다.

    “이 사람들아! 통일이 된 다음에야 겨레하나와 우리 민화협이 결혼중매사업을 뭣하러 하겠나?

    그때 가면야 중매사업 없이도 실제로 결혼하는 일들이 많지 않겠나?

    지금 우리가 결혼 중매사업을 하자는 것은 남북화해협력을 앞당기자는 뜻에서 하자는 것이고

    그런 점에서 의미가 깊은 것이지 않겠나?

    어떤가! 총장선생, 실제 우리 이 사업을 한번 해보자고!”

     

    물론 이 모든 내용은 당장은 실현 불가능한 공상에 가까운 생각이다.

    남북의 결혼을 합법적으로 보장해줄 수 있는 제도도 마련되지 않았는데

    중매 운운 하다가 자칫 견우직녀를 만들 셈인가?

     

    그런데 나는 이 사업이 당장 실현가능한가 아닌가의 문제보다도,

    믿기지 않을 만큼 산뜻한 부회장님의 발상이 더욱 중요하게 느껴졌다.

    북에도 이렇게 재미있는 이벤트를 생각하시는 분이 있다니!

    그것도 젊은 사람이 아닌 민화협의 최고 높으신 분이 말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나는 평소에 가지고 있었던 소신이 더욱 강해졌다.

     

    무슨 소신이냐고?

    그것은 내 나름대로의 남북민간교류사업을 하는 이유와 방안에 대한 것인데

    ‘남북민간교류에 왕도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는 생각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금은 인도지원을 통해 민간교류를 하고 있지만 이과정이 유일한 정석은 아니다.

    특히 앞으로 남북관계가 다시 재개되면 인도지원보다 더 다양한 교류아이템이 필요한 시대가 올 것이며

    기상천외한 다양한 생각 속에서 적절한 아이템들이 생겨날 것이다.

    문제는 우리 스스로 남북관계 발전, 혹은 통일에 대한 열정을 갖는 것이며

    창조적이고 개성있는 교류 사업제안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얻고,

    남북민간교류에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불러일으키는 일이 중요하지 않을까?

     

    겨레하나 역시 지난 10년간

    남과 북을 잇는 학술토론회, 영상교류, 풍물공연, 남북교수학생 한마당 등 다양한 사업을 시도해오며,

    그 과정에서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현실적 흐름을 배우고 성장해왔던 것 같다.

    서로 다른 체제하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분단 60년 만에 만나

    서로 상대의 특성과 정서를 잘 모르니 좌충우돌을 겪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이 남북민간교류는 정치적으로 큰 의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민간의 다양성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바로 진정한 남북민간교류라고 볼 수 있다.

    남북민간교류 영역에 제도화된 것은 실상 아무것도 없으며,

    민간의 열정과 추진력이야말로 남북관계를 앞당기는 중요한 원천일 것 같다.

     

    남과 북에 절절히 사랑하는 청춘남녀가 생겨나고 그들을 맺어주자는 사회적 분위기가 마련되면,

    특별법 제정부터 시작하여 일을 추진하다보면

    어쩌면 정말 남북관계의 새로운 전기가 일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데 첫발을 어떻게 떼나?

    그 무슨 정략결혼을 위한 중매도 아니고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청춘남녀 개별이 데이트하는 상황까지 만들어 갈수 있을까?

    아, 정말 이런 생각은 즐거운 공상이다.

    그러나 단지 공상만이 아닌 정말 실현가능한 영역이기도 하다.

     

    남북교류협력을 무어냐고 묻는 다면 나는 이렇게 말을 말한다.

    “그거야 남쪽에서 구체적 이해를 놓고 남북협력을 절절히 원하는 전문분야의 사람들이 자기의 소원을 푸는 것이지요.

    아니면 분단상황이 너무 갑갑하여 남북관계의 발전을 간절히 바라는 사람들이 다양한 꿈을 꾸는 과정이 아닐까요?

    저는 두번째 경우에 속한답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자기만이 할 수 있는 교류협력의 꿈을 꾸었으면 좋겠다.

    정권이 바뀌기 전까지 민간교류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러나 머지않아 열리게 될 미래를 내다보며, 지금부터 꿈을 꾸고 실력을 키워봄이 어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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